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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투어

[서울다누림관광XAudiA] 시각장애 청년을 위한 소리여행 경의선 숲길 벚꽃 산책

본 콘텐츠는 서울관광재단과 사단법인 오늘은의 협업으로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1 사무실 00:00~00:32

(키보드 타자 소리와 의자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 (기지개를 켜는 소리)

젊은 여성: 보미 씨, 점심 약속 있어요?

보미: ~ 일이 많아서요. 그냥 근처에서 간단하게 먹고 오려고요.

젊은 여성: ~ , . 맛있게 드세요~

보미: , 맛있게 드세요.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

 

#2 오프닝 00:32~01:07

(자동문이 열리며, 보미 씨가 회사 밖으로 나가는 소리)

내레이션: 오늘 우리가 떠날 AudiA 소리 여행은 보미 씨의 뒤를 따라 벚꽃이 한창인 곳으로 향합니다. 바로 경의선숲길인데요, 따뜻한 봄 햇살 아래 간단한 점심을 먹으며 점심시간의 짧은 여유를 함께 즐겨보려 합니다. AudiA 소리 여행과 함께 가벼운 점심이나 간식을 먹으며 피크닉을 떠나 볼까요?

(뚜벅뚜벅 걷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

 

#3 경의선숲길 소개 01:17~01:46

내레이션: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경의선 광장으로 나서자 끝을 모르고 길게 뻗은 길이 보입니다. 1904, 지금의 서울인 경성과 신의주를 잇는 철도라고 하여 이름 붙여진 경의선은 바로 이 자리를 지나가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 흔적만이 남아 탁 트인 산책로가 되었습니다. 공덕역부터 시작되는 경의선 광장은 경의선 공원을 거쳐 핫플레이스로 익히 알려진 홍대, 연남동의 경의선숲길로 이어집니다. 오늘 보미 씨는 경의선 광장 안 산책로에서 벚꽃을 즐겨보려 합니다.

 

#4 경의선 광장 산책로 01:46~03:10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

내레이션: 공덕역 부근에 위치한 경의선 광장 초입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공터를 둘러싼 철제 벽을 마주할 수 있고, 그 벽을 지나치면 산책로가 시작됩니다. 산책로는 양 끝에 차도를 끼고 가운데 자리해 있습니다. 서른 걸음 정도 걸어야 할 만큼 폭이 꽤 넓은데요, 사이사이 가로수가 자리하고 가로수 옆으로는 너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산책로 주위로는 층고가 높지 않은 상가들과 회사 건물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점심시간이라 많은 직장인이 상가를 찾고 있네요. 우리도 보미 씨를 따라 산책로를 걸어봅니다.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 (보미 씨가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소리)

내레이션: 산책로 입구 왼쪽에는 기다란 삼각형 모양으로 물이 차오른 분수가 있습니다. (물이 찰랑이는 소리) 성인 여성의 무릎 정도 높이의 분수는 하늘 위로 물을 높게 치솟는 보통 분수와는 달리, 내부에서 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어 산책로 길 한편에 마련된 작은 계곡 같은 느낌을 줍니다.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

 

#5 가게 내부 03:10~03:27

(문이 열리고, 가게 문에 달린 종이 딸랑거리는 소리)

(매장 안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음악 소리)

젊은 여성 종업원: 어서 오세요~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보미: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랑, 아보카도 샌드위치 하나 주세요.

젊은 여성 종업원: 드시고 가시나요?

보미: 아니요, 포장해서 가져갈게요.

젊은 여성 종업원: ,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영수증이 출력되는 소리)

 

#6 경의선 광장 산책로 03:27~04:22

내레이션: 분수를 지나쳐 산책로를 가로지르고 상가 건물이 모인 곳에서 오늘의 점심을 주문합니다.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가게 창문 밖으로 흘깃 보미 씨의 시선이 스쳐 갑니다. 구름 한 점 없고, 포근하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람이 부는 봄날 오후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입니다. 산책 나온 강아지들은 잔디 사이사이 피어난 들꽃에 코를 갖다 대며 놀고 있고, 직장인들은 잠깐의 여유를 즐기려는 듯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산책하고 있습니다. 가로수 대부분이 벚나무라, 숲길 전체에 꽃이 만개해서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옮겨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날 벤치에 앉아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는 소소한 힐링의 순간을 놓칠 수야 없죠.

 

#7 가게 내부 04:22~04:31

젊은 여성 종업원: 주문하신 커피랑 샌드위치 드릴게요. 맛있게 드세요.

보미: , 감사합니다.

(종이 딸랑거리는 소리)

 

#8 경의선 광장 산책로 04:31~05:22

(뚜벅뚜벅 걷는 소리)

내레이션: 산책로에는 벤치가 띄엄띄엄 모여있습니다. 산책로를 바라보고 앉을 수 있도록 길가 나란히 길쭉하게 놓여 있어요. 벚꽃 보기 좋은 벤치에는 이미 자리가 가득 차 있어서 천천히 걸음을 옮겨 점심을 즐길 만한 장소를 탐색해봅니다. 벤치를 찾다가도 주변을 가득 채운 봄 풍경 때문에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바라보게 됩니다. 화창한 햇살이 고층 빌딩 틈 사이로 파고드는 모습입니다. 보미 씨와 같은 직장인들이 열심히 일하는 공간은 검고 푸른 빛의 빌딩 외벽으로 자칫 삭막해 보일 수 있지만, 경의선숲길의 가로수가 부드럽게 풀어주는 느낌입니다. , 저기 벤치 하나가 비어 있네요. 풍성한 벚나무 아래 자리를 잡아봅니다.

 

#9 벚꽃 구경 05:22~07:38

(벤치에 털썩 앉는 소리)

내레이션: 보미 씨의 머리 위로 새끼손톱만한 벚꽃잎이 후드득 떨어집니다. 보미 씨는 떨어지는 꽃잎을, 손을 내밀어 잡아봅니다. 신문 낱장보다 얇은, 하얀 벚꽃잎은 손으로 만지자마자 모양이 뭉개집니다. 보미 씨의 머리맡까지 내려온 벚꽃을 올려다봅니다. 하늘하늘한 꽃잎 5개가 별 모양으로 꽃 한 송이를 이루고 있네요. 뻗어난 가지마다 벚꽃이 대여섯 송이씩 뭉텅이로 피어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멀리서 벚꽃 가지를 바라보면, 하얗고 보드란 솜이 가지 주변에 뭉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흰 꽃잎 다섯 개가 모인 가운데 꼭짓점에서 돋아난 수술에 가까워질수록 연한 분홍색을 띱니다. 벚꽃잎 자체는 희지만, 사람들이 벚꽃을 떠올렸을 때, 아주 연한 분홍색을 떠올리는 이유입니다. 꽃잎과 꽃 한 송이는 엄지손톱만큼 아주 작지만, 벚나무는 3~4층 정도의 건물 높이만큼 높게 자라있습니다. 작은 꽃송이들이 가지마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서 한 그루 나무가 마치 커다란 솜사탕 같습니다.

(보미 씨의 휴대폰이 진동하는 소리)

보미: , 여보세요? , 회사 앞에 점심 먹으러 나왔지. , 경의선 광장에 지금 벚꽃 다 폈어~ 날씨 진짜 좋고, 벚꽃도 지금 다 폈거든. 거의 터널 됐어, 지금. 벚곷 터널. , 너무 예뻐. , 진짜 좋다. 터널 같아. 아니면 뭐, 분홍 필터 끼운 것 같은, 그런 거? 그래, 벚꽃 떨어지기 전에 놀러 와. 내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커피도 사줄게. , ? ? 데이트? , 끊어. , 진짜, 뭐야. 끊어. 됐어, 됐어. 됐어, 끊어.

 

#10 벤치 07:38~08:08

(얼음을 흔들고, 커피를 호로록 마시는 소리)

내레이션: 벚꽃과 함께하는 보미 씨의 점심시간이 시작되었네요.

(종이 포장지가 부스럭거리는 소리)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고 아삭아삭 씹는 소리)

내레이션: 절반 정도 샌드위치를 해치우고, 벤치에 몸을 기대서 지나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옮깁니다. 커피를 든 직장인들이 가로수 주변을 무리 지어 돌면서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11 경의선 광장 산책로 08:08~08:33

(개가 앙앙 짖는 소리)

행인: , 진짜 예쁘다.

내레이션: 그 사이를 가로질러 반려인과 함께 산책 나온 강아지들이 혀를 헉헉 내두르며 달려 나갑니다. 더할 나위 없는 봄날의 여유로운 한때입니다. 보미 씨는 천천히 눈을 감고 이 경치를 마음에 담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철길 위로 기차가 오가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12 경의선 철길 08:33~09:26

(화면이 까매지며, 기차 경적이 들린다. 경의선의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이 나타난다.)

 

(상황극 시작)

(기차가 달리며 지나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소녀: 보미야, 여기서 뭐 하고 있어? 기차 기다리는 거야?

보미: , 기차?

소녀: 이제 여기에는 더 이상 열차가 안 온다고. 전쟁 이후에 철길이 끊겨 버렸어. 다정이는 쉬는 주여서 잘 지내는지 통 소식이 없네. 혹시 편지라도 받으면 나한테도 꼭 말해줘야 해.

보미: , 그래.

소녀: 그래도 금방 다시 이어지지 않을까? 그때 꼭 다시 다정이를 만나서 열차 타고 가자.

보미: 알겠어.

 

(상황극 끝)

 

#13 경의선 철길 위에 놓인 소년과 소녀상 09:26~11:06

흑백 사진이 컬러 사진으로 바뀐다.

(개가 짖는 소리) (새가 깍깍 우는 소리) (아이가 우는 소리)

내레이션: 과거에는 열차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소년, 소녀를 포착할 수 있던 역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우리가 거닐던 산책로가 나타납니다. 경의선 광장 산책로를 따라 약 30분 정도 걷다 보면 과거의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산책로 가운데 고스란히 남아 있는 철길과 그 옆에 놓인 소년 소녀 모습의 철제 조형물이 과거의 향수를 불러옵니다. 보행자의 안전을 책임졌던 높다란 차단기가 자갈이 깔린 철길 앞에 있고, 철길 양쪽 레일에는 소년, 소녀상이 있습니다. 소년은 양팔을 벌리고 쭉 뻗은 한 줄 레일 위에 올라 중심을 잡고 있고, 소녀는 철길 바닥에 엎드려 레일에 귀를 대고 기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일본이 대륙 침략을 목적으로 군수 물자를 옮기기 위해 마련한 철도 경의선은, 분단의 아픔을 품은 채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소년이 이어지길 바랐던 철도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인 2003년 이후에야 극적으로 다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북한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운행할 수는 없어, 일부 지하로 운행하면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경의중앙선으로 서울과 문산을 잇고 있습니다.

 

#14 클로징 11:06~11:46

(기차 경적)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

내레이션: 언젠가는 다시 북한으로, 중국과 러시아까지 잇는 철도가 개통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백 년 그 이상의 시간을 뛰어넘어 요란하게 이곳을 지난 열차를 상상하며, 4월 봄날의 소리 여행은 여기서 여정을 마칩니다. (노래가 깔리며) 지금까지 보미 역의 하지나, 소녀 역의 염한빈, 시나리오에 손유빈, 연출 김별, 그리고 여행 가이드 김지예였습니다. 다음 여행에서 만나요!

 

#15 외전 11:46~12:12

(보미 씨가 회사 안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소리)

젊은 여성: , 점심 맛있게 드셨어요? 뭐 드셨어요?

보미: 벤치에서 벚꽃 보면서 샌드위치 먹었어요.

젊은 여성: ~ , 어디 샌드위치요?

보미: 경의선 광장 앞에 있는 가게요. 근데, 원래 경의선 광장이 철길이었던 거 아셨어요?
백 년 전에는 기차가 지나다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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