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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다누림관광XAudiA] 시각장애 청년을 위한 소리여행 남산 1편

※ 본 콘텐츠는 서울관광재단과 사단법인 오늘은의 협업으로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1 오프닝 00:00~00:42

내레이션: AudiA의 새로운 시즌, 소리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구독하시고 매월 넷째 주 금요일 하나의 여행지를 AudiA와 함께 떠나보세요.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가을이 온 것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빨갛게 물든 단풍과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뒤덮고 있는 남산에서 소리 여행을 시작합니다.

2편에 걸쳐서 남산 산책을 떠나볼 예정인데요. 오늘 1편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 정상에 올라서, 남산타워에 입장하기 전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을 소개하려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남산 가을 산책, 같이 떠나실래요?

 

#2 케이블카 매표소 00:42~02:35

(종잇장을 넘기는 소리)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지하철이 움직이는 소리)

(기계음) 이번 역은 명동, 명동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내레이션: 남산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인 명동역에서 02번 버스를 타면 남산 서울타워가 있는 정상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가을의 맑은 하늘을 조금 더 즐기기 위해서, 버스 대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보려고 해요.

케이블카를 타려면 명동역에서 10분 남짓을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낙엽을 밟는 소리) 인도의 오른편으로 줄지어 자리 잡은 식당과 카페들을 느긋하게 구경하며 걸어가 봅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가끔 바람에 날아온 낙엽이 발에 밟혀서 바스락 소리가 나는 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남성: 가만히 있어 봐, 편도랑 얼마나 차이 나나 보자.

내레이션: 언덕길의 끝에 있는 매표소에 도착했습니다.

남성: , 편도 7,000원이야.

내레이션: 매표소 앞에는 몇몇 사람들이 줄지어서 발권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줄 끝에 서봅니다.

여성 표 판매원: , 안녕하세요.

젊은 여성: 왕복 한 명 주세요.

여성 표 판매원: 13,000원이요.

(영수증이 출력되는 소리)

여성 표 판매원: , 감사합니다.

젊은 여성: 고맙습니다~

(터벅터벅 발걸음 소리)

내레이션: 탑승구로 올라가면 가로로 길게 탁 트인 직사각형의 테라스가 마치 액자처럼 남산의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빨간색과 노란색, 갈색, 초록색 나뭇잎이 규칙 없이 뒤덮인 남산의 중앙에 남산타워가 우뚝 솟은 풍경입니다.

 

#3 케이블카 02:35~03:41

남성 표 검수원: 출발하겠습니다. 티켓 준비하고 앞으로 가세요~ 이쪽으로 이동하시면 돼요.

내레이션: 직원의 안내에 따라 케이블카에 올라 창밖의 풍경을 감상해 봅니다. 발치 가까이 고개를 떨구면 남산타워 행 버스가 오가는 도로가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나 있습니다. 그보다 조금 더 먼 곳으로 시선을 올리면 명동 거리에 우뚝 솟은 큰 건물들이 손가락만큼 작게 보입니다. 도로를 바삐 지나는 자동차들도 마치 손바닥 위에 올릴 수 있는 장난감처럼 자그맣게 보입니다. 고개를 조금 더 올려 먼 곳으로 시선을 두면 서울 전체를 감싸고 있는 웅장한 산이 보입니다.

마음마저 시원해질 정도로 파랗고 맑은 가을 하늘에 동그랗고 포근한 구름이 지나갑니다. 덜컹거리는 케이블카 소리를 들으며 발아래 펼쳐진 풍경을 보고 있자니, 마치 먼 나라로 여행을 온 것처럼 마음이 붕 떠오릅니다.

 

#4 남산 정상 03:41~04:27

내레이션: 덜컹거리며 움직이는 케이블카에 적응해갈 때쯤 어느새 케이블카가 하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남성 아르바이트생: 내리실 때 다리 조심하세요.

여성 아르바이트생: 다리 조심하시고 내려주세요~

내레이션: 케이블카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면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계단이 나옵니다. 오른쪽으론 한양도성 성곽과 맑은 하늘이, 왼쪽으론 무성한 나무가 우리를 반깁니다. (나무 계단을 오르는 소리) 계단이 꽤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머리칼을 헝클어뜨리는 바람과 손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나뭇잎을 느끼며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어느새 남산 정상에 다다릅니다.

 

#5 봉수대 04:27~06:06

내레이션: 정상에 오르니 머리 위로는 탁 트인 하늘뿐이라 가슴이 뻥 뚫립니다. 이제 막 빨갛고 노랗게 잎을 물들여가고 있는 나무들은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듯합니다. 정면에는 거대한 남산타워가 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팔각정이, 왼쪽으로는 봉수대가 보입니다.

먼저 발길을 왼쪽으로 돌려 봉수대로 향해봅니다. 봉수대는 회색 벽돌로 만들어진 다섯 개의 큰 돌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인 여성의 키와 엇비슷한 높이의 지지대 위에 놓여 있어 봉수대가 꽤 높은 곳에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봉수대의 양옆에는 지지대 위로 올라가 볼 수 있는 계단이 있는데요, 왼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 봉수대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나무 계단을 오르는 소리)

봉수대는 과거에 사용하던 일종의 통신 수단으로, 낮에는 연기를 이용하고 밤에는 불빛을 이용하여 정보를 먼 곳까지 전달하는 데 쓰였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단박에 신호를 알아봐야 했기 때문에 이렇게 높은 곳에 설치했다고 합니다.

봉수대의 굴뚝에서 올리는 연기나 불꽃의 개수를 다르게 하여 각각 신호의 의미를 다르게 전달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신호는 근처의 봉수대에 차례대로 전달되어 과거 수도였던 한양까지 전달됐다고 합니다. 봉수대가 중요한 소통의 도구로 활약했던 조선 시대로 잠시 떠나볼까요?

 

#6 (상황극) 조선 시대 봉수대 06:06~07:28

(테이프가 감기는 소리) (사람이 급하게 뛰어가는 소리)

남자1 비상상황입니다! 지금 인근 봉수대에서 불꽃 2개가 타올랐습니다! 불꽃이 두 개이니, 적이 나타났나 봅니다.

남자2 일단 우리도 바로 불꽃 2개 올려! 근처 봉수대 예의주시하고, 적이 국경 가까이 온 것 같으면 바로 3개 올리자고.

남자1 그사이에 적이 쳐들어와서 4개째 불길을 올리면 어찌합니까?

남자2 적과 싸우게 되면 5개나 올려야 하는데, 그건 정말 전시상황이야. 빨리 상황이 마무리돼서 평소처럼 불꽃을 1개만 올리게 되길 바라야지.

(늑대 울음소리와 거센 불꽃이 이는 소리)

내레이션: 긴박했던 전투 상황이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는 듯합니다. 이제는 쓰임을 다 했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봉수대 옆에 가만히 서 봅니다. 양팔을 쭉 뻗어 봉수대의 기둥을 껴안아도 기둥의 절반만 겨우 감쌀 정도로 두껍고 큽니다. 봉수대의 각 기둥 사이에는 성인 여성의 허리보다 살짝 높은 위치까지 돌담이 쌓여 있는데, 돌담 뒤 무성한 풀숲 너머로 서울 북부의 풍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입니다.

 

#7 팔각정 07:28~08:51

(돌계단을 내려가는 소리)

내레이션: 다섯 개의 봉수대를 지나 오른쪽 계단으로 내려옵니다. 봉수대를 등지고 그대로 쭉 직진하면 팔각정을 볼 수 있습니다. 팔각정은 여덟 개의 붉은 기둥이 기와지붕을 받치고 있습니다.

정자의 이름이 팔각정인 이유는 정자를 받치고 있는 기둥이 팔각형으로 각져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의 몸보다도 더 두꺼운 기둥이 여덟 개나 있어서인지 일반 정자보다 훨씬 묵직한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팔각정의 지붕 아래로 들어가 고개를 한껏 위로 뻗어봅니다. 지붕 아래쪽에 오방색으로 화려하게 물든 단청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예로부터 오방색으로 꼽히는 색은 다섯 가지인데요, 태양을 닮은 붉은 색, 흙과 금을 닮은 노란색, 바다를 닮은 파란색, 한밤처럼 어두운 검정, 겨울의 눈을 닮은 흰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붕 밑 단청은 이 다섯 가지 색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섞어서 새로운 색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팔각정의 단청은 전체적으로 녹색 배경에 구름, , 물결치는 줄무늬 등 화려한 문양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8 남산 광장 08:51~10:07

내레이션: 팔각정을 뒤로하고 야트막한 계단을 내려와 광장을 가로질러 가봅니다. (개가 짖는 소리와 사람들이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 수많은 사람이 광장을 지나쳐 갑니다.

광장은 광장 외곽을 따라 걸으면 2분은 걸어야 한 바퀴를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위로는 하늘이 탁 트여 있어 북적이는 느낌 없이 상쾌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대로 쭉 걷다가 광장의 왼편으로 발길을 돌리면 서울의 중심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심점이라고 하면 아주 작은 점을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는 식당의 원형 테이블처럼 꽤 크고 납작한 돌상입니다.

둥그렇고 납작한 돌의 윗면에는 서울의 정중앙이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그 중심을 기준으로 동서남북 표시가 되어 있고, 각 방향에 유명지명이 양각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양각으로 표기된 글자들을 매만져봅니다. 사람들이 하도 매만져서인지 매끄럽고 둥글둥글해서 글자를 해독하긴 어렵지만, 하나하나 손끝으로 느껴봅니다.

 

#9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울 북부 10:07~11:21

내레이션: 서울의 중심점에서 왼편으로 난 야트막한 계단을 내려가면 서울의 북부 지역을 막힘없이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옵니다. 풍경의 왼편으로는 산이 자리 잡고 있고, 중앙부와 오른쪽은 전부 건물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가장 먼 곳에 낮은 산이 하나 있는데요, 밝은 빛이 선을 이루어 산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모습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궁금해서 지도를 보니까, 방향으로 유추해봤을 때 아마 낙산공원인 듯합니다.

낙산공원에는 성곽길이 있는데, 하늘이 어두워지면 성곽을 따라 호박 같은 주황색 조명이 켜집니다. 멀리서 바라보니 그 조명들이 하나의 선을 이루어 마치 황금빛 용처럼 낙산을 휘감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낙산공원의 성곽은 남산의 성곽과도 연결되어 있는데요, 서울 전체를 둥그렇게 감싸고 있는 거대한 성곽을 서울 한양도성이라 부릅니다. 한양도성은 조선 시대 수도였던 한양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건축한 것으로, 쉽게 표현하면 아주 크고 기다란 돌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0 서울 한양도성 길 11:21~12:26

내레이션: 성곽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다시 계단을 올라 팔각광장에 들어선 뒤, 아까 마주친 서울의 중심점을 지나쳐 그대로 쭉 직진해봅니다. 광장을 가로질러 약 50걸음쯤 걸어가면 광장의 반대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벤치 뒤편으로 성인 여성의 가슴팍 정도 높이의 성곽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크고 우직한 돌이 어긋나게 쌓여 있고 사이사이 연결 부분이 튀어나와 있어 마치 담벼락 속으로 돌이 움푹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개를 숙여 성 돌을 코앞에 두고 자세히 보니 자연석인데도 반짝이 파우더를 뿌린 것처럼 미세한 입자들이 반짝거립니다. 어두운 밤처럼 까만 돌에 작고 미세한 빛이 떼를 이루어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더 이상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별로 가득 찬 하늘을 마주하는 것 같습니다.

손바닥을 활짝 펴 성곽을 매만져보니 돌의 찬 기운이 여과 없이 느껴집니다.

 

#11 타임 캡슐 12:26~12:58

내레이션: 한양도성 성곽 앞에는 마치 사각형의 커다란 비석을 뉘어 놓은 것처럼 납작하고 큰 대리석이 바닥을 덮고 있습니다. 그 위에는 ’85 타임캡슐이라는 이름과 함께 설립 배경 및 목적 등이 음각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타임캡슐은 1985922일에 묻은 것으로,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환경을 후대에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그날, 현장에서는 아마 이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을까요?

 

#12 (상황극) 1985년 타임 캡슐 제작 현장 12:58~14:08

(테이프가 감기는 소리)

직원 1 자자, 물건들 다 잘 챙겨왔지?

직원 2 ! 최대한 현재, 85년도의 생활상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것들로만 추렸습니다.

직원 1 우리 국민이 솜씨와 노력을 다해 이룩한 문화와 문명의 산물을 후대에 그대로 남겨주자고!

(삽으로 땅을 파는 소리)

직원 2 이거 나중에 꺼내 보면 아주 재밌겠는데요?

직원 1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 모르겠네! 허허! , 다시 얼른 작업 시작하자고.

(삽으로 흙을 푸는 소리, 굴착기가 움직이는 소리)

내레이션: 이때로부터 벌써 36년이나 지난 지금. 도대체 어떤 문화의 유산이 땅 밑에서 숨 쉬고 있을지 매우 궁금한데요, 아쉽게도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 중 그 누구도 이 타임캡슐의 정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타임캡슐은 묻은 시점으로부터 500년이 지난 2,485년에 열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죠.

 

#13 마무리 14:08~15:21

내레이션: 아쉬움과 궁금증을 뒤로하고 타임캡슐의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웅장하고 거대한 남산타워가 있습니다. 수많은 관광객과 서울 시민들이 찾는 명소, 남산타워. 오늘 1편에서는 이 남산타워를 보기 위해 오른 여정을 담았는데요, 다음 소리 여행에서는 남산타워에 올라,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을 소개하려 합니다. 더불어 남산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남산 인권 숲과 기억의 터를 방문해봅니다. 그리고, 근현대 민주화 과정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안기부의 터에 새롭게 새워진 서울유스호스텔의 이야기를 2편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장군 1,2 역에 김준호, 직원 1 역에 이혜인, 직원 2 역에 정호준, 시나리오에 손유빈, 그리고 여행가이드 하지나였습니다. 다음 여행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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